전에 개봉예정작들 소개하는 게시물에서 콘크리트 유토피아 재밌을거같은 느낌이 들어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매불쇼 영화코너에서 맨날 평론가들 싸우다가 콘유 얘기할때 한입으로 입을모아 칭찬하길래
오늘 큰맘먹고 수년만에 cgv가서 보고 옴.
참고로 금요일 저녁. 관객수는 2.(지방임)
결론. 엄 그럭저럭 볼만하고 일단 설정이 너무 좋음. 그런데 그래서 나는 아쉬움이 남음.
전체적으로 긴장감을 놓치지않고 잘 흘러 감. 사운드도 좋고 음악도 괜찮고 연기도 괜찮음. 이야기도 괜찮은데 왜 만족감이 오질않을까.
자세한 감상평으로는..
일단 연기를 보면 이병헌이야 워낙 잘하고 이번에도 나무랄데 없었음. 박서준은 연기할때 보면 마인드가 약간 무난하게 중간만 가자 이런 마인드인거 같아서 과한 연기는 잘 없음. 대신 이야 잘했다싶은 생각도 안들게 됨. 박보영의 연기는 전찬일 평론가는 박보영 커리어에서 최고의 연기라고 하는데 공감 전혀 안됨. 연기는 뭐 무난했는데 작은 체구의 한계로써 목소리가 볼륨을 높이면 성량이 커지는게 아니고 작은 블투 스피커 볼륨을 최대로 한거처럼 소리가 너무 날카롭게 커짐. 큰목소리로 표현해야하는 장문의 대사가 있다면 오래 듣기 어려울것같은 느낌이 들었음. 응팔의 고경표 엄마로 나온 김선영도 주민으로 출연하는데 대부분의 연기는 잘어울렸고 마지막 부분은 역시나 약간 우려한대로 연기가 너무 과했음.
스토리면에서는..
<<<<<이하 스포 있음 (관람객만 읽어주길 바람)>>>>>
스토리는 얼핏보면 표면적으로 나무랄데는 없는 이야기인데.
아쉬운점은 그 좋은 설정을 가지고 이것이 최선인가 싶은 생각이 많이 듦. 다 무너지고 황궁아파트만 살아남고 외부인들은 침입하려하고 주민들은 막으려는 그 시점으로부터 이야기의 엔딩까지가 이 설정을 가지고 생각보다는 몇걸음 가지 못하고 끝나버리는 느낌이 들어서 이야기의 포만감이 없는 느낌이 듦. 되돌이켜보면 이 이야기는 시작하자마자 영탁이 주민대표되고 그 후에 비밀이 밝혀져 그 대표자리에서 쫒겨나기까지의 이야기가 다임. 외부인들과 주민들의 관계가 전복된다던가 이야기가 더 다양하고 더 멀리 나아갈 수도 있었을텐데 그렇지 못한점이 아쉬움.
한가지 더 아쉬운점은 영화의 메시지를 강하게 보일수 있는 한 장면을 염두하고 이야기를 마무리지어서 전개되던 이야기를 급하게 봉합한 느낌이 듦. 영탁이 정체가 드러나고 마당에서 뚜드려맞고 집으로 올라가서 거실에 기어들어가는 장면은 이 영화의 메시지를 강하게 보여주는 가장 중요한 장면임. 근데 이 장면을 이야기의 마지막 정점으로 하기위해서 영탁의 실체가 마당에서 밝혀지는 시점부터 이야기가 급하게 그 장면으로 봉합되어 버림. 그 봉합의 방법은- 영탁과 주민들이 대치하는 그 장면에서 갑자기! 외부인이 쳐들어오고? 뚜드려맞은 영탁은 갑자기? '집에가서 좀 쉴께..'하면서 집으로 올라감. 왜냐. 피흘리며 기어들어가는 영탁의 모습과 즐거운 나의집 음악이 나오는 그장면. 결국 죽어서도 그 집을 소유하지 못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가진 그 장면을 보여주기 위해서. 그래서 이야기는 급하게 봉합되어버림. 이 영화에서 이점이 제일 크게 아쉬움.
이점을 제외하면 중요한 씬들이나 시퀀스에서 템포 조절하면서 슬로우화면이랑 음악들어가는 연출과 편집은 잘했다고 생각함. 편집의 역량이기도 하지만 모두 미리 염두하고 잘 찍어온 감독의 역량도 괜찮다고 생각 함.
-끗-